“평양지국 개설은 KBS의 공적 책무”

“평양지국 개설은 KBS의 공적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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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학회와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4.27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 방송 교류와 협력> 세미나가 30일 오후 3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9 간담회 실에서 2시간 반 동안 열렸다.

 

한국방송학회(학회장 김영찬 한국외대 교수)는 최근 수 년 동안 지속돼 온 남과 북의 대결 국면이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통일과 평화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남과 북의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해 공영방송의 책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독일 통일에서 방송은 시작이자 곧 마무리”

 

이날 세미나에는 박주연 한국외대 교수가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통일대비 방송교류협력의 역할과 과제’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방송은 남북간 상호 교류협력의 매개인 동시에 사회통합을 시키는 수단이라며,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통일 과정에서 보여준 독일 공영방송의 역할을 사례로 들었다. 서독의 공영방송인 ZDF와 ARD는 통일을 공적 책무로 명시하고, 서독과 동독 시민 모두에게 분단 현실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했다. 프로그램을 주요 시간대에 편성하고, 다큐멘터리부터 뉴스, 토크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했다. 그 결과 동독 시민들은 국내 및 외교 문제에 대해 동독 방송보다 서독 공영방송을 더 신뢰하게 됐고, 통일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주연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방송 중인 통일·북한 관련 TV 정규프로그램이 질적·양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상파에는 KBS 1TV의 <남북의 창>과 MBC <통일전망대>가 있고, 종합편성채널에서는 TV조선 <모란봉클럽>과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가 방송 중이다. 그러나 지상파 프로그램은 주로 북한 체제와 정치, 군사, 안보 등만 다뤄 소재와 주제가 경직돼 있고 반대로 종편은 주로 탈북민들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이어서 출연자 증언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고,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본격적인 통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객관적·사실적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장르의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장년층 뿐 아니라 미래 세대와 남북한 주민들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KBS, 평양지국 설치에 적극 나서야”

 

제2발제자로 나선 홍문기 한세대 교수는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북한에 지국 설치를 추진하지 않는 것은 통일을 대비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평양지국 설치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남북간의 언론 교류는 지난 1991년 12월 13일 체결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이후 2000년 6.15 선언과 2007년 10.4선언,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수 차례 재 확인됐다.

 

특히 방송 교류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기 때문에 통신이나 인쇄매체보다 더 효율적으로 남북의 이질성을 해소하고, 민족 공동체 형성을 위한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한국 방송사들이 무분별하게 지국 설치를 요청할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가기간방송사인 KBS가 우선 평양지국을 실험적으로 설치한 뒤 점진적으로 타 방송사와 언론매체로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양지국 설치해 정확한 북한 뉴스 전해야”

 

홍 교수는 KBS가 평양에 지국을 설치해야 하는 이유로, 정확한 북한 뉴스 보도를 통해 남북 주민들이 이질감을 해소하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외신이나 탈북자 등 제3자 정보에 의존해 북한 뉴스를 보도할 경우 추측성 보도와 오보를 낼 수밖에 없고, 남과 북이 의도치 않은 오해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남북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KBS가 평양지국을 개설해 장기적으로 일관된 ‘통일 메시지 전략’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KBS의 평양지국 개설 자체로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 협력을 위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상징적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CCTV, 신화사, 인민일보, 이타르타스통신, AP, APTN, 교도통신, AFP 통신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평양에 지국을 설치한 상황에서 정작 당사국인 한국만 특파원이나 주재원을 둘 수 없어 ‘정보 주권’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도 평양지국 설치 이유로 제시됐다.

 

“KBS의 통일방송 책무, 더 구체화해야”

 

홍문기 교수는 이와 함께 <방송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현행 방송법 43조는 KBS를 국가기간방송으로 정하고, 44조에서는 “국내외를 대상으로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민족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공적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44조에 명시된 “민족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은 “통일 준비를 위한 방송프로그램 개발”로 바꾸고, 방송법 54조 “국가가 필요로 하는 대외방송, 사회교육방송의 실시”에는 “통일방송”을 추가해 공영방송 KBS의 책무를 구체화 하자는 것이다.

 

윤태진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김영욱 KAIST 연구교수, 이주철 KBS 남북교류협력단 연구위원, 최우정 계명대 교수, 허재영 연세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해 발제 이후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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