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입문기, 손으로 아름답게 문자를 그리다

캘리그래피 입문기, 손으로 아름답게 문자를 그리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아름답다’는 뜻의 ‘Calli’와 이미지나 글자의 표현기법을 뜻하는 ‘graphy’의 합성어로, 글자를 예술로 승화시킨 ‘문자예술’을 말한다.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2004)에 의하면 캘리그래피를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좁게는 ‘서예(書藝)’를 이르고 넓게는 활자 이외의 모든 ‘서체(書體)’를 이른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타이틀, 서적 및 다양한 광고에서 활용하고 있는 캘리그래피에 도전해보자.

어떻게 써야 할까?

캘리그래피의 목적은 상대방과 문자로 감성을 소통하는 것이다. 캘리그래피는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지녀 상대방과 소통하여 감성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문자예술이기 때문이다. 흔히 초보자들은 캘리그래피를 ‘나만의 글씨체를 쓰는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물론 자신만의 글씨체를 만드는 것은 캘리그래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자신의 글씨체를 만들기 전에 상대방과 소통하는 방법부터 익혀야 한다. 상대방과 공감하지 못한 채 자기만의 글씨체만을 고집하는 것은 ‘감성 소통’의 예술인 캘리그래피를 잘못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가지고 쓸까?

캘리그래피는 문방사우(文房四友)라 불리는 붓, 먹, 벼루, 종이를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다양한 도구가 이용되기도 한다. 붓펜, 연필, 샤프, 색연필, 마커, 나무젓가락, 면봉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도 제각각 다른 느낌을 가진 캘리그래피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연필, 색연필, 면봉, 나무젓가락

▲ (윗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연필, 색연필, 면봉, 나무젓가락

캘리그래피 입문을 할 때 흔히 붓펜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캘리그래피를 계속 쓰다보면 붓펜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붓펜의 경우 염료를 조절하는 것이 힘들어 다양한 획을 표현하기 어렵다. 또한, 붓털이 짧아 크고 굵은 글씨를 쓰기 어렵다. 붓펜이나 간단한 필기구로 캘리그래피에 입문하는 것은 괜찮지만, 좀 더 깊게 캘리그래피를 공부하고,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다면 붓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

[도전! 캘리그래피]

하나. 캘리그래피 작품 창작하기
하나의 캘리그래피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필요할까? 입문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캘리그래피 작품 구상 과정을 함께 알아보자.

  1. 1. 문구 찾기

    캘리그래피를 쓰기 전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었던 문구나 쓰고 싶은 문구, 혹은 의뢰를 받은 문구를 간단히 메모하여 정리한다.

  2. 2. 콘셉트 잡기

    준비된 문구에 맞는 콘셉트를 잡아야 한다. 문구 자체가 남성적이고 강렬하다면 굳건하면서도 강인한 기상이 느껴지는 콘셉트를 적용해야 하고, 문구가 여성적이라면 가녀리고 유려한 콘셉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3. 구상하기

    줄을 나누고 정렬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다. 문구를 한 줄로 쓸 것인지, 아니면 여러 줄로 나누어 배치를 할 것인지와 가운데 정렬, 대각선 정렬 등 문구에 맞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4. 4. 크기 조절하기

    문구 자체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거나 문구가 주는 메시지 등을 좀 더 표출하고 싶다면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5. 5. 글자 모양 변형 및 강조하기

    문구의 느낌에 맞춰 다양한 서체로 글자의 모양을 변형하거나 주요한 단어에 특정한 모양을 삽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둘. 다양한 도구로 캘리그래피 쓰기

  1. 1. 붓펜으로 캘리그래피 쓰기

    붓펜은 붓의 모양을 따서 만든 펜으로 붓촉이 여러 갈래인 인조 모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붓과 비슷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붓펜의 인조모는 실제 붓털보다 탄력이 강하고 날카롭다. 붓털이 자연스레 하나로 모아지고, 다른 필기도구보다 풍부한 볼륨감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캘리그래피 도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붓펜의 종류가 다양하니 특징을 잘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붓펜을 선택하자.

    붓펜으로 캘리그래피

    *추천 붓펜_ 쿠레타케 사용법
    쿠레타케 붓펜은 캘리그래피를 쓸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다. 펜 윗부분의 잉크통을 누르면 잉크가 인조 모를 타고 내려와 글씨를 쓸 수 있다. 잉크도 리필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펜을 사면 가운데 노란색 링을 빼고 사용한다. 붓펜 뒤쪽의 잉크통을 눌러 잉크량을 조절하고, 뚜껑을 닫기 전에는 붓털이 꺾이지 않게 주의해서 닫는다. 보관할 때는 잉크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뚜껑 쪽을 위로 세워놓는다. 쿠리타케 붓펜을 사용할 때는 화선지보다 일반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선지는 염료를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붓펜의 잉크가 금방 닳아 없어질 수 있다. 쿠리타케 붓펜은 잉크를 리플하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3~4회 정도 리필하면 붓털이 무뎌진다.

  2. 2. 연필로 캘리그래피 쓰기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도구인 연필은 초보자가 다루기 가장 편리한 도구다. 딱딱한 심보다는 부드러운 심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너무 무른 심을 사용하면 빨리 닳으니 유의해야 한다. 연필의 이름에 B가 붙어 있으면 부드럽고, H가 붙은 것은 마찰력이 크다. 연필의 사각사각한 소리와 특유의 마찰력은 글씨 쓰는 손맛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연필로 캘리그래피

  3. 3. 마커펜으로 캘리그래피 쓰기

    마커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 같은 마커팬이라 하더라도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펜촉이 동그란 것, 납작한 것, 스펀지형 등 여러 모양과 색을 가지고 있어 캘리그래피를 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다.

    마커펜으로 캘리그래피

  4. 4. 나무젓가락으로 캘리그래피 쓰기

    꼭 필기도구만으로 캘리그래피를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면 더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 나무젓가락과 같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도구가 글씨를 쓰는 데 활용된다면, 더욱 재미있는 캘리그래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나무젓가락을 사용하기보다 반을 갈라 물에 살짝 불려 사용하면 먹물이나 잉크가 나무젓가락을 타고 올라와 더욱 잘 흡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무젓가락의 여러 면을 사용하면 굵고 얇고 갈라지는 등 다양한 획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무젓가락으로 캘리그래피

-참고 도서
<빛나는 손글씨의 시작 에브리데이 캘리그래피>
묵묵히 김정호 지음/ (주)황금부엉이

캘리그래피, 먹그림, 서예, 전각 작가, ‘묵묵히 캘리그래피’ 대표 김정호의 저서. ‘내 손글씨로 캘리그래피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의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는 캘리그래피 이론서이자 활용서이다. 30여 년 동안 먹글씨를 써온 김정호 선생은 기본이 있어야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동안 익힌 캘리그래피의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냈다.

  • _ 김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