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부는 한글 열풍! 세계인과 공감하는 한글 콘텐츠

한글, [시대]와 어울리다

Ⅱ. 이끌림

전 세계에 부는 한글 열풍! 세계인과 공감하는 한글 콘텐츠

외국인들이 한국인보다 더 유창한 한국어로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한글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한국어 수업에서 학구열을 불태우는 모습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그 우수함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특유의 조형미로 많은 문화 콘텐츠에 영감을 제공하고 있는 우리의 글자, 한글. 이제는 그 영역을 넓혀 더 많은 세계인들이 한글을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들이 제작・실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글을 통해 세계인과 공감하는 문화 콘텐츠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나. 한글에 재미와 놀이, 상상을 더하다! 한글플래닛의 ‘한글파티’

세계에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 크게 일조한 것은 다름 아닌 K-POP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이 K-POP을 통해 한글을 알게 되었으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도 K-POP 때문이라고 답한 것만 보아도 K-POP을 통한 한류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글은 어느새 그 자체로 한류가 되어 이제는 한글을 쓰는 것을 넘어 한글을 그리고 새기며 체득하는 일이 세계인들 사이에서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한글플래닛’의 ‘한글파티’는 바로 이러한 흐름을 놀이로 승화한 것에서 출발했다.

어번대에서 진행된 한글파티

어번대에서 진행된 한글파티

한글플래닛(www.hangeulplanet.org)은 2013년 미국 미네소타주의 입양 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모임에서 시작됐다. 미국 입양아들과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미국인들에게 한글 손글씨 쓰기 등을 통해 한글과 한국 문화를 알리던 것이 ‘한글파티’라는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발전하게 된 데에는 미국 입양아들이 한국의 부모를 다시 만났을 때 느낄 수 있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함이 컸다. 외국인인 현지 부모가 한국에서 입양한 어린 아이와 함께 한글을 배우고 입양아들이 성인이 되어서야 ‘이제는 알아야겠다’는 각오로 배우는 한글에는 남다른 목표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을 위한 한글클래스의 고민이 광화문글판으로 유명한 캘리그라피 아티스트 박병철 작가와 만나게 되면서 한글을 언어학습이 아닌 전 세대 공감형 ‘놀이문화 콘텐츠’로 활용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한글은 문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문화 그 자체이자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소통 채널이 되었다.

미네소타대에서 진행된 한글파티

미네소타대에서 진행된 한글파티

이후 한글파티는 지난해와 올해 시카고, 뉴욕 등 미국 각지에서 잇따라 열리며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미네소타대에선 박병철 캘리그라피 작가와 함께 한인 청소년과 외국인들이 붓글씨를 써보며 한글을 체험하기도 했다. 또한, 한글파티는 2016년 4월 24일에 미네소타주가 정한 ‘한국의 해(Year of Korea)’ 를 기념하는 공식행사로 채택되면서 대표적 한국문화 홍보대사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렇게 한글파티가 작은 교실을 넘어서 미국 전역에서 현지의 높은 호응을 얻게 된 데는 기존의 고전적 접근과 달리 한글을 ‘글로벌 오리엔티드 소통형 놀이콘텐츠’ 관점에서 생각하고, 진부한 한글 소개 방식이 아닌 현지인의 일상적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가족형 문화이벤트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포맷을 갖췄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한글플래닛은 중고교나 다문화가정,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글파티를 꾸준히 개최하며 ‘한글놀이’를 통한 세계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둘. 한글을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다! 글로벌 DIY 디자인 서비스 ‘오리엔타입스’

꾸준히 불고 있는 한류 열풍 속 한글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만 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문화와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DIY 디자인 서비스 ‘오리엔타입스’가 색다른 한글 활용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오리엔타입스의 홈페이지

오리엔타입스의 홈페이지(www.orientypes.com)

오리엔타입스는 동양적인 이미지, 즉 오리엔탈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이 직접 자신만의 동양적인 디자인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이미지 제작 콘텐츠다. 웹과 앱에서 동시에 이용 가능한 오리엔타입스 플랫폼에는 기본적으로 동양적인 느낌이 드는 각종 스티커와 한글 디자인이 탑재돼 있다. 사용자는 이 스티커들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한글을 써넣거나 편집할 수 있으며, 직접 찍은 사진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디자인 툴을 활용해 일러스트와 한글을 원하는 크기로 배치하면 단 하나뿐인 나만의 DIY 디자인을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원하는 텍스트를 추가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외국의 사용자들이 한국어를 번역하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있어, 좋아하는 한국 가수나 연예인의 이름, 특정 문장을 한글로 작성할 수도 있다.

오리엔타입스의 다양한 한글 디자인

오리엔타입스의 다양한 한글 디자인

이는 모두 자체 개발한 ‘로마니제이션 알고리즘’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넣어 만든 한글 문자를 영어 스펠링으로 읽어 주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앱에서 한글을 터치하거나 우측 상단 입술 아이콘을 터치하면 앱 상단에 실제 한글 발음에 가장 근접한 영어 스펠링이 뜨는 방식이다. 오리엔타입스의 이러한 방식은 기존에 한글을 알리는 정형화된 방식이 아닌, 한류라는 친근한 대중문화를 적극 활용해 외국인의 이목을 이끌고, 나아가 한글을 디자인화했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젊은 층의 외국인들이 휴대폰 케이스나 손거울 등 생활 소품 속에서 한글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오리엔타입스의 디자인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어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셋. 다양하게 즐기는 한글문화 프로그램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문화와 우리 말 글’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글문화 교육 프로그램인 ‘한글문화와 우리 말 글’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박물관이 소유하고 있는 한글유물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으로서, 총 4번에 걸쳐 진행되며 외국인들이 한글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글과 책’이라는 공통 소재를 매개로 ‘이야기를 담은 한글’, ‘흥겨운 한글’, ‘한글 글꼴 그림책’, ‘맛 전하는 한글’이라는 네 가지의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홍길동전과 함께하는 책 만들기 체험 ‘이야기를 담은 한글’

책만들기 체험프로그램 참가자 사진

최초의 한글 소설인 허균의 홍길동전을 직접 낭독해 보는 전기수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기수는 소설의 향유층이 확대되던 조선 후기에 소설을 읽어주던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들의 책 읽는 방법을 체험해보고 당시에도 인기 있는 이야기였던 홍길동전의 목판본, 필사본, 딱지본 등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비교해볼 수 있다. 또한, 홍길동전 목판을 직접 인쇄해보고 전통 책 만들기인 오침안정법으로 옛 책을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신명나는 장단 속 탈춤 체험 ‘흥겨운 한글’

탈춤 체험 참가자 사진

무형문화재 이수자인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전송배 대표가 한글로 전수되었던 궁중음악과 서민음악을 비교하고 우리 고유 장단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생들은 신명나는 장단에 맞춰 전통 탈춤의 여러 동작을 배우며 우리 고유의 흥을 익힐 수 있다.

한글의 합자 원리를 익히는 체험 ‘한글 글꼴 그림책’

한글 글꼴 그림책 체험자 사진

글꼴 전문학교인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와 함께 한글의 합자 원리를 활용한 글꼴별 자·모음 도장을 이용해 한글 글꼴의 조형미를 체험해 보는 교육이다. 참가자들은 이 한글 자모음 도장으로 그림책인 ‘한글 글꼴 그림 이야기책’을 제작하게 된다.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 ‘맛 전하는 한글’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자 사진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실린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음식디미방은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경상북도 영양지방에 살았던 사대부가의 장계향이 자손들을 위해 지은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외국인들은 전통음식 기능보유자 최순자 명인과 함께 음식디미방에 실린 조리법대로 다과를 만들며 다과상 만드는 방법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렇게 총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한글문화와 우리 말 글’ 교육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나흘 동안 진행되었으며, 11월~12월 중 다시 운영될 예정으로, 국립한글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외국인 친구 및 가족과 함께 한글과 한국 문화를 심층 체험하고 싶다면 국립한글박물관을 찾아보자.

  • _ 박다연
  • 사진제공 _ 국립한글박물관, 한글플래닛, 오리엔타입스 홈페이지